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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November 14, 2020

"젊은부부 '영끌'로 각자 1억∼2억 신용대출받아 집구입 막혔다" - 경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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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을 '핀셋 규제'하는 가계대출 관리방안이 나오자 은행권은 "'영끌'(영혼까지 끌어쓴다는 뜻)로 주택 구입할 길이 막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달 30일부터 연봉 8천만원 이상 고소득자가 신용대출을 1억원 이상 받을 경우 개인 단위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고, 신용대출을 1억원 넘게 받고 1년 내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면 대출을 2주 안에 회수하는 것이 이번 방안의 핵심이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이 더 어려워지게 됐다"는 우려가 공통으로 제기됐다.

금융당국이 은행별 '고(高) DSR 대출 비중'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고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취급목표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로 한 것을 두고는 추후 고소득자뿐 아니라 전체 차주에 대해 신용대출 한도가 전반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은행권 "젊은 부부 '영끌'로 주택 구입 불가…무주택자 '내집마련' 더 어려워져"

15일 은행권은 정부가 13일 발표한 가계대출 관리 방안에 대해 "신용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이 불가능해졌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오는 30일부터는 1억원 넘게 신용대출을 받은 뒤 1년도 안 돼 서울 등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집을 샀다면 2주 안에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연체자가 되고 채무불이행자로 등록될 수 있다. 다만 회수 대상은 30일 이후 신규 대출받은 금액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봉 8천만원, 신용대출 1억원 초과자에 DSR 40%면 꽤 임팩트가 크다는 평가들이 나온다"며 "젊은 부부들이 '영끌'로 각자 1억∼2억원씩 신용대출을 받아 3억∼4억원을 만들어서 집을 사는 일이 이제 불가능해졌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주요 은행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한 상태에서 서민들이 대출 없이 집을 구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DSR 규제에 더해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중복할 수 없게 하는 것은 실제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무주택자들에게는 더더욱 주택 구입을 어렵게 하는 것일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정책 취지는 공감하지만, 집값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무주택자들에까지 대출을 이용해 주택을 구입할 길을 막아버린 것은 너무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이번 대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집 사지 말라'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며 "무주택자가 1주택자가 되는 경우는 예외를 두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달 30일 이전에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이미 받은 경우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대출 수요자들이 규제 강화 전 '막차'를 타려고 대책 시행일인 30일 이전에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대책에는 신용대출의 일종인 '마이너스 통장'과 관련해 실제 쓰고 있는 금액이 아니라 한도 전체를 대출액으로 간주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금융당국은 은행별로 전산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해 시행 시기를 이달 말로 설정했다며 "선수요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시행 전이라도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으로 차주 단위 DSR을 적용하도록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은행별 고(高)DSR 대출 비중 강화…"가계대출 전반 영향 불가피"

이번 대책을 통해 금융당국이 은행별 '고(高) DSR 대출 비중'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가계 대출 전반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은 DSR 70%를 초과하는 대출액을 현재 전체 대출 총량의 '15% 이내'에서 '5% 이내'로, DSR 90%를 초과하는 대출 비중을 현재 '10% 이내'에서 '3% 이내'로 각각 낮춰야 한다. 목표 수치를 맞추도록 금융당국이 설정한 시한은 내년 1분기까지다. DSR은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 부채를 제한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보인다. 이번 대책으로 개인 신용대출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이 전반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자체 고 DSR을 관리하도록 했기 때문에, 결국 전체 가계 대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받을 사람은 대출을 다 받은 상황에서 고 DSR 총량을 조절한다면 결국엔 은행에서 한도까지 꽉 차게 대출을 받아야 하는 서민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에서 2금융권에 대한 DSR 규제 내용이 불명확해 자칫 2금융권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은행별로 신용대출 취급 목표를 준수하고 있는지 점검하기로 한 것과 관련, 신용대출 한도가 고소득자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들이 우선은 고소득자 위주로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겠지만, 이를 통해 당국이 제시한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경우 전반적인 한도 축소에 나서며 일부 저소득자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은행들 "소득증빙 건보료도 인정해야"…당국 "검토"

이달 30일 새 제도 적용을 앞두고 은행권에서는 직장인 신용대출 심사 때 연소득 8천만원을 판단할 증빙 서류로 '건강보험료'를 추가해달라는 요구가 공통으로 나왔다.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 금융감독원과 주요 은행 실무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다수 은행이 이 문제를 건의했고, 금감원이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한 상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당초 금감원에서는 대출 취급 시 소득 증빙을 소득금액증명원이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두 가지 종류만 인정하겠다고 했으나, 참석자들이 두 종류로 국한해 소득 증빙을 할 경우 대출 상담, 특히 비대면 대출에 어려움이 큰 만큼 직장인의 경우 건보료 납부액을 소득으로 환산해 취급할 수 있도록 건의했다"고 전했다.

건보료의 경우 소득금액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산출돼 연 소득 증빙에 무리가 없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이 밖에 은행들은 신용대출을 1억원 초과자가 1년 이내에 규제지역에서 집을 산 경우 대출을 회수하는 부분은 전산 적용, 개인별 관리 등 측면에서 실질적인 관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에서는 "은행들이 시스템을 통해 신용대출 1억원 초과자의 명단을 공유하고 이를 등기 전산시스템과 연결해서 규제 대상자를 골라낼 수 있을 것"이라며 "1억 초과 신용대출자의 주택 추가 구입 여부는 '6개월 주기'로 점검토록 할 것"이라고 은행 실무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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