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8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세를 못 구한 사람들이 집을 사면서 다시 집값이 오르고 있는 건데요.
정부가 집값이 폭등 중인 경기도 김포나 부산 해운대구 등을 어제 규제지역으로 지정했지만, 뒷북정책이란 비난이 나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김포의 한 아파트.
지난주 거래된 42평형 가격은 9억 5천만 원.
단 3주 사이에 2억 원이 뛰었습니다.
지금은 호가가 10억 원을 넘습니다.
[A씨/김포 공인중개사]
"갑자기 올랐어요. 거래가가 7억 5천, 8억 2천 하다가 그냥 10억으로 뛰었어요. 매물이 없으니까 더 그렇죠."
김포시는 지난 6월 정부의 규제지역 지정에서 빠졌고, 이후 서울의 전세 난민들이 몰려와 집을 사기 시작하면서 매매가가 급등해, 지난달 이미 규제지역 지정 요건을 충족했습니다.
하지만 지정은 3주째 미뤄졌고, 그 사이 집값은 폭등해 이번 한 주 동안만 2.7% 넘게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지방도 상황은 마찬가지.
비규제지역인 부산 수영구 아파트값은 자고 나면 올라, 이달 들어 상승폭이 0.61%에서 1.34%로 2배가 됐습니다.
[부산 해운대구 공인중개사]
"(조정대상지역) 풀리고 나서는 쉬지 않고 올라왔어요. 작년부터 보면 한 2배는 오른 것 같은데요."
하지만 그 전 단계인 조정대상지역을 거치지 않아 세금 규제 적용을 받지 않으면서, 이달에만 아파트값이 3% 가까이 뛰었습니다.
이런 비규제지역이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이번 주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통계가 시작된 이래 8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우병탁/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이렇게 되면 규제를 통한 가격의 통제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 자체가 신뢰성을 좀 잃어버리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에야 김포시와 부산 수영구 등 7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정책 허점으로 집값이 오르고 나면 그제서야 규제에 나선다는 뒷북 대책 논란은 이번에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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