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위한 맞춤형 공급 추진
매물로 나온 호텔들 인수 검토
객실수 100~300개에 불과해
수요 채우기엔 역부족 지적
정부·여당은 1인 가구를 위한 전·월세 대책으로 코로나 사태로 위기에 몰린 서울 시내 호텔을 인수해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도심의 한 관광호텔. 한경DB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LH가 서울 시내 매물로 나온 호텔을 인수해 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LH의 현재 자금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17일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호텔 중에서도 관광산업 위축으로 (매물로) 나온 경우가 있다”며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꿔서 전·월세 (주택으로) 내놓는 정도가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매물로 나온 서울 이태원동 크라운관광호텔 등이 우선순위로 거론된다. 이밖에 홍대, 강남 등지에 폐업 위기에 몰린 호텔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호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크라운관광호텔 측은 그러나 "LH로부터 어떠한 제안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이 서울 시내 호텔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기존 호텔을 활용하면 즉각적인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관광호텔은 주로 서울 요지에 있어 사실상 1인 가구 맞춤형 레지던스처럼 활용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전세시장을 기필코 안정화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대표는 “지난 1년간 통계를 보면 서울시 인구는 4만 명 줄었는데 가구 수는 9만6000가구 늘었다”며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어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없었다는 게 정부와 서울시의 패착이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객실 수가 100~300개에 불과한 호텔로는 1인 가구의 전세 수요 부족 문제를 충분히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자녀를 둔 3인 이상 가구에는 효과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한계도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전·월세 대책에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중대형 임대주택 공급 방안까지 포함될지 주목된다.
정부·여당은 이밖에 사무실,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을 주택으로 바꾸는 방안도 대책에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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