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가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보게 된 것은 올해 4~8월 국제선과 국내선 탑승자 수가 각각 96%, 84%씩 줄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 차원의 여행 장려 프로그램을 통해 이달 국내선 탑승자 수가 50% 이상 회복하긴 했지만,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 탑승자 수는 늘고 있지 않다.
ANA는 유동성 확보와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을 벌일 계획이다. ANA는 주거래 은행에서 1조350억엔을 차입한 데 이어 4000억엔 규모의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채)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직원 1만5000명의 임금 30%를 삭감하는 방안도 노조와 협의 중이다. 보유 항공기 260대 중 10%가량도 줄일 방침이다.
아메리칸항공의 경우 올해 3분기 24억달러(2조70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 2억50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3분기 순손실은 12억달러(1조40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과 델타항공은 같은 기간 18억달러(2조1000억원), 54억달러(6조2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도 여객 수요가 감소하면서 항공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야기했다. 미국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3분기 미국 공항 보안 검사를 통과한 이용자 수는 6400만명이다. 지난해 3분기에는 2억2100만명이 통과했다. 70%가량 줄어든 셈이다.
특히 미국 항공사들은 지난 3월 미국 정부로부터 전체 고용의 90%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6개월간 250억달러를 지원받았다. 그러나 지난 9월부로 정부의 보조금이 끊기면서 경영난이 악화되고 있다. 추가 경기부양책이 대선 전까지 나오지 않을 거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들의 대규모 구조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이미 3만6000명의 임직원에게 해고 예정 통보서를 보냈고, 델타 항공은 기장과 부기장 2000여명을 감축할 방침이다.
유럽 항공사는 정부 지원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 에어프랑스-KLM은 지난 2분기 3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정부는 에어프랑스-KLM에 40억유로(5조360억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독일 루프트한자도 지난 2분기 1조900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독일 정부로부터 12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지원받는다.
글로벌 항공사들의 부진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4년은 돼야 항공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초 CNBC는 다국적 항공 컨설팅업체 시리움의 통계를 인용, 올해 들어 파산하거나 영업을 중단한 전 세계 항공사가 43곳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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